
세 아이를 키우면서 들었던 많은 오프라인의 부모교육, 육아 서적과 온라인의 TV 육아 프로그램들은 어떠한 것들을 결정하거나 아이를 키움에 있어 도움을 많이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오히려 방해가 되고 조급한 마음을 가지는 부모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영어유치원을 결정해야 하는 시간부터 본격적인 아이의 학습을 위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세 아이 중 막내가 2022년 사립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면서 공립초등학교와 사립초등학교에 대한 고민이 끝을 맺었습니다. 두 명의 아이는 공립초등학교에서 사립 초등학교로 전학을 한 경우이므로 세 아이 중에 6년 초등과정을 마치는 것은 막내뿐입니다. 그동안의 학부모 경험으로 초등학교 생활하며 느낀 점을 얘기해 볼까 합니다.
맞벌이 가정으로 하교 후에 아이들이 홀로 남겨지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1학년의 경우 이른 하교시간과 돌봄 교실의 신청 인원 초과로 인해 돌봄 교실 이용이 제한되었다면 더없이 부모의 퇴근시간까지의 남는 시간을 채우기 위한 사교육 스케줄을 짜야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후 방과 후까지 진행하면 4시까지 학교의 돌봄 아래에 있는 사립 초등학교는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확실히 사립초등학교는 다양한 체험활동과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수영, 발레, 태권도, 골프는 물론이고 스케이트, 스키, 볼링, 승마, 논술, 과학까지도 운영하는 학교들이 있습니다. 물론 교육비를 지급해야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내가 각각의 학원을 알아보고 등록하지 않아도 학교 내에서 다양한 체험활동이 이루어지고 교육비 또한 학원비보다는 저렴하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일반 정규교육과정 또한 시수에 맞게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고 영어와 제2외국어 교육까지 진행되다 보니 사교육 없이 아이를 돌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누구는 사립초등학교의 꽃은 방과 후 프로그램이라고 말을 합니다. 그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아이들의 성향에 맞게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학습적 능력과 자존감, 성취감, 자신의 재능을 향상하는 기회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꼭 방과 후 프로그램을 참가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반대합니다. 아이가 원하는 프로그램이 외부에 있거나 돌봄을 위해 사교육을 받아야 해서 학원 스케줄과 반대가 된다면 당연히 방과 후 프로그램을 불참해도 됩니다.
공립초등학교의 방과 후 프로그램도 수준이 높습니다. 아이들의 니즈에 맞춰서 매년 새롭게 방과 후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경험한 공립초등학교와 사립초등학교의 방과 후 프로그램을 굳이 비교하자면 참여 인원수 정도에서 차이가 납니다. 사립 초등학교가 좀 더 적은 인원으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참여하기 때문에 피드백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다가왔습니다.
세 아이의 춘추복, 하복, 동복을 위한 사복 구입비만 계산해도 정말 많은 예산이 투입됩니다. 그런데 사립초등학교에 입학하니 교복이라는 이름으로 한 번에 해결이 되니 의복비가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아침에 이거 입겠다, 저거 안 입는다 씨름할 필요 없이 교복 하나로 해결되니 아침 기분도 좋게 등교하게 되었습니다. 누군가 저에게 사립초등학교의 최고 장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단연코 의복비라고 말합니다. 외동의 경우 크게 와닿지 않을 부분이겠지만 삼 남매 엄마로서 저에겐 큰 예산을 줄여준 효자 아이템이 교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사립초등학교 학부모님들의 최대 고민거리입니다. 사립초등학교를 다닌다고 해서 사교육 없이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의문점입니다. 학교와 가까워서 혼자 걸어올 수 있거나, 셔틀이 집 앞에 바로 연계되고, 부모의 퇴근이 이르다면 사교육 없이 아이의 케어가 가능합니다. 하나 영어유치원 연계 학원과 같이 아이에게 더 많은 학습을 원한다면 사교육은 선택적으로 다가옵니다. 이럴 때마다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이 사립초등학교의 늦은 하교시간입니다. 이미 집 근처의 학원들은 공립초등학교의 일반적인 하교시간표에 맞춰져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사립초등학교에 다니는 소수의 아이들을 위한 시간을 따로 운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찾아보면 내 아이와 맞는 시간대의 학원들은 있기 마련이니 스케줄을 잘 짜서 사교육을 진행하시면 됩니다.
사립초등학교를 보내면 경제력이 좋은 것 아니냐 물어보시는데 모두 좋은 것은 아닙니다. 넘사벽 위치의 경제력을 가지신 분은 있는 것 같지만 누군지는 모릅니다. 학비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면 누구나 보낼 수 있는 곳입니다. '공개수업에 가면 명품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휘감고 가야 한다더라.' 하는 얘기들이 많은데 이 또한 사실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수수하게 하고 오셔서 좋았습니다. 학교에서의 명품은 내 아이의 학습능력입니다. 내 아이의 학습능력이 높으면 그 어떤 명품보다 더 뛰어나게 보입니다.
초등학교에는 생일잔치도 크게 하고 친구들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외톨이가 된다더라 하는 말을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합니다. 저는 사교성이 없는 엄마이다 보니 이런 얘기들이 걱정되었습니다. 그러나 공립과는 다르게 사립은 각 반의 단톡방도 없고 반모임도 없다 보니 오히려 편했습니다. 요즘은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공립도 반모임이 없어지는 추세라고 얘기 들었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립초등학교 입학 후 만족도를 결정하는 것은 부모님의 가치관, 교육관, 맞벌이 여부, 가정환경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것이 좋고 어떤 것이 나쁘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내 아이에게 맞는 학교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