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 보면 정말 처음 들어보는 대회가 많다.
나에게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 OM(Odyssey of the Mind)도 그중 하나였다.
처음에는 이름만 보고 수학이나 과학 문제를 잘 푸는 아이들이 나가는 대회인가 싶었다.
그런데 직접 팀을 만들고 국내대회를 거쳐 미국 World Finals까지 다녀와 보니 내가 처음 생각했던 대회와는 꽤 달랐다.
아이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대본을 만들고, 소품을 제작하고, 문제가 생기면 다시 방법을 찾아가는 대회에 더 가까웠다.
우리 팀은 학교 선발팀이나 학원 소속이 아닌 학부모가 직접 운영한 자율팀 KNAK CREW로 시작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궁금한 게 정말 많았다.
창의력올림피아드는 정확히 어떤 대회일까?
학교에서 선발돼야 참가할 수 있을까?
장기과제와 즉석과제는 뭘까?
국내대회에서 세계대회까지는 어떻게 가는 걸까?
처음 OM을 알아보는 부모 입장에서 궁금했던 것들을 실제 참가 경험과 함께 정리해 본다.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 OM이란?
OM은 Odyssey of the Mind의 약자다.
학생들이 팀을 이루어 창의적인 방법으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이다.
한 팀에는 최대 7명의 학생이 참여할 수 있고 성인 코치가 함께한다.
팀은 하나의 장기과제를 선택해 몇 주에서 몇 달에 걸쳐 해결 방법을 만들어간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아이디어를 내고 해결책을 만드는 주체는 아이들이어야 한다.
코치나 부모가 대신 해결책을 만들어주는 대회가 아니다.
직접 해보니 이게 OM의 어려운 점이면서 재미있는 점이었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어른에게는 답이 보일 때가 있다.
“아... 저걸 그냥 이렇게 하면 되는데!”
정말 말해주고 싶다. ㅋㅋ
그런데 기다려야 한다.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이야기하고, 실패하고, 다시 만들어보는 것 자체가 OM의 중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OM에서는 무엇을 할까?
처음 알아볼 때 가장 헷갈렸던 것이 장기과제와 즉석과제였다.
쉽게 나누면 이렇다.
장기과제(Long-Term Problem)
대회 전에 오랜 기간 준비하는 과제다.
아이들이 과제를 읽고 아이디어를 내고, 필요한 기계장치나 구조물, 소품과 의상을 만들고 공연까지 준비한다.
우리 팀도 대본을 만들고 역할을 정하고 기계장치를 만들고 의상과 무대 소품을 준비했다.
한 번 만들었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었다.
해보고 안 되면 고치고, 또 해보고, 다시 만들었다.

즉석과제(Spontaneous Problem)
이름 그대로 현장에서 처음 만나는 문제다.
대회 전에 어떤 문제가 나올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정답을 외워서 참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이들이 제한된 시간 안에서 함께 생각하고 대응해야 한다.
우리 팀도 국내대회와 미국 세계대회에서 즉석과제를 경험했다.
다만 실제 대회에서 출제된 즉석과제의 구체적인 내용은 적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 우리가 어떤 식으로 즉석과제를 연습했는지는 나중에 따로 정리해 볼 생각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참가하는 대회일까?
나도 처음에는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직접 해보니 꼭 그렇지는 않았다.
준비 과정에서는 정말 다양한 능력이 필요했다.
누군가는 이야기를 잘 만들고,
누군가는 그림을 잘 그리고,
누군가는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누군가는 발표를 잘하고,
또 누군가는 친구들의 의견을 정리한다.
우리 팀 아이들도 각자 잘하는 것이 달랐다.
그래서 오히려 모두 똑같은 능력을 가진 것보다
서로 다른 아이들이 어떻게 하나의 팀이 되는가
그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서 선발돼야 참가할 수 있을까?
우리 팀 이야기를 할 때 꼭 남기고 싶은 부분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선발된 팀이 아니었다.
학교 선발팀이나 학원 소속이 아닌, 학부모가 직접 팀을 만들고 운영한 자율팀이었다.
처음에는 아는 것도 거의 없었다.
연습 장소부터 직접 찾아야 했고,
대회 규정도 하나씩 읽어야 했고,
아이들이 만날 시간도 부모들이 맞춰야 했다.
그래서 실제로 해보고 나니
“자율팀도 참가할 수 있나요?”
만큼이나 중요한 질문이 하나 더 있었다.
“이 팀을 몇 달 동안 어떻게 운영하지?”
ㅋㅋ
정말 이게 더 현실적인 문제였다.

부모가 대신 만들어줘도 될까?
OM을 준비하면서 부모와 코치가 특히 알아둬야 할 개념 중 하나가 Outside Assistance, 외부 도움이다.
기본적인 원칙은 아이들의 해결책과 작업을 아이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것이다.
말은 쉽다.
그런데 실제로 하면 어렵다. ㅋㅋ
소품이 삐뚤어져 있기도 하고,
뜨개질은 중간에 코가 빠져 있고,
“아... 저거 내가 조금만 해주면 훨씬 예쁠 텐데.”
싶은 순간이 생긴다.
우리도 그랬다.
우리 딸이 만든 뜨개질은 어디는 넓었다가 어디는 갑자기 좁아지고 중간중간 코도 빠져 있었다.
결과물만 보면 정말 형편없었다. ㅋㅋ
그런데 아이는 너무 즐겁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대로 사용했다.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대회에 나가는 건 엄마들이 아니라 아이들이었다.
못 만들었으면 못 만든 그대로.
그것도 아이들의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그 삐뚤빼뚤한 뜨개질은 정말 미국 아이오와까지 갔다.
국내대회에서 세계대회까지
우리 팀은 2026년 국내대회에 처음 출전했다.
도전한 문제는 Problem 2, ‘OMER랜드에서 길을 잃다’였다.
처음부터 미국 세계대회를 목표로 만든 팀은 아니었다.
정말
“우리도 한번 해볼까?”
그렇게 시작했다.
그런데 국내대회에서 글로벌 리더상을 받았고, 이후 미국에서 열리는 World Finals에 참가하게 됐다.

그리고 2026년 5월.
우리는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에서 열린 Odyssey of the Mind World Finals에 참가했다.

한국에서 연습할 장소 하나를 찾아다니던 아이들이 자기들이 만든 소품을 들고 미국까지 간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실제 참가해 보니 중요했던 것
처음 참가하는 부모라면 규정이나 준비물부터 찾아보게 된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한 번 해보고 다시 시작한다면 나는 이것부터 챙길 것 같다.
첫 번째, 시간을 넉넉하게 잡기.
아이디어를 내고 만드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실패하고 다시 만드는 시간까지 필요하다.
우리는 세계대회 출국 전날까지도 만들었다. ㅋㅋ
두 번째, 안정적인 연습 장소 확보하기.
생각보다 정말 중요했다.
여러 명의 아이가 정기적으로 만나고 소품까지 펼칠 수 있는 공간을 몇 달 동안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았다.
세 번째, 부모 역할을 미리 나누기.
아이들의 과제 외에도 장소, 연락, 준비물, 서류, 이동 등 부모가 처리해야 하는 일이 꽤 많았다.
한 사람이 전부 맡으면 정말 힘들다.
네 번째, 다른 사람의 후기보다 그해 공식 규정을 먼저 확인하기.
블로그 후기는 실제 경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과제와 세부 규정은 시즌마다 달라질 수 있다.
참가할 때는 반드시 해당 시즌의 공식 자료를 다시 확인하는 게 좋다.
그리고 하나를 더 넣는다면...
핀 준비도 미리.
이건 할 말이 좀 많다. ㅋㅋ
핀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적어봐야겠다.
아이가 OM을 하면 무엇이 남을까?
이건 점수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우리 아이들도 준비하면서 의견이 맞지 않았다.
싸우기도 했고,
잘 안 돼서 속상해하기도 했고,
미국에 가서는 연습할 공간 때문에 걱정하기도 했다.
그리고 세계대회에서 트로피를 받아 돌아온 것도 아니다.
그래도 자기들이 만든 것을 직접 들고 무대에 올라갔다.
세계 여러 나라의 아이들을 만났고,
다른 팀을 응원했고,
자기들이 준비한 경연을 끝까지 해냈다.

세계대회를 마친 뒤에는 아이오와에서 받은 장학금 200달러를 어디에 사용할지도 아이들과 함께 고민했다.
아이들은 말했다.
“뭔가 세상에 도움이 될 만한 곳에 쓰고 싶어요.”
우리 작품이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크낙새를 모티브로 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크낙새를 도울 수 있는 곳을 찾아봤다.
생각처럼 연결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다시 방법을 찾았고, 결국 장학금 전액을 기부했다.
그래서 우리 가족에게 OM은 단순히 상을 받기 위한 대회로만 남지는 않았다.
처음 OM을 알아보고 있다면
처음 검색하면 막막할 수 있다.
우리도 그랬다.
그런데 처음부터 세계대회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우선 아이가 이런 활동을 좋아할지,
함께할 친구들이 있는지,
그리고 몇 달 동안 정기적으로 만나 무언가를 같이 만들어볼 수 있을지.
그것부터 생각해 보면 된다.
참가하기로 했다면 다른 사람의 후기만 보는 것보다 그해의 공식 문제와 프로그램 가이드를 먼저 읽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역시 시작할 때는 수없이 생각했다.
“이게 맞는 방향인가?”
그렇게 시작한 자율팀이 결국 아이오와까지 갔다.
완벽하게 준비했냐고 물으면?
아니요. ㅋㅋ
그래도 아이들은 끝까지 해냈다.
OM을 처음 알아보는 부모에게 이 글이 전체적인 대회 구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 이 글은 2025-2026 시즌에 자율팀으로 국내대회와 미국 World Finals에 직접 참가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대회 과제, 참가·등록 방식 및 세부 규정은 시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실제 참가 전에는 해당 연도의 공식 안내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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