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OM)에 참가하려면 꼭 학교 대표로 선발되거나 학원을 다녀야 할까?
우리 팀은 둘 다 아니었다.
학교 선발팀도, 학원 소속팀도 아닌 학부모가 직접 운영한 자율팀이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내가 자율팀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아니다. 사실 그때는 OM이 어떤 대회인지도 제대로 몰랐다.
어쩌다 시작해서 아이들을 모으고, 엄마들과 역할을 나누고, 연습실을 구하고, 재료를 사고,
국내대회를 거쳐 결국 미국 World Finals까지 갔다.
지금 생각하면 나도 참 겁이 없었다. ㅋㅋ
💡OM 자율팀을 만들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처음 OM이라는 대회를 알게 된 건 먼저 이 대회를 경험해 본 한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였다.
큰아이와 OM을 준비해 대회에 참가했던 경험이 있었고, 둘째도 참가시키고 싶지만 학교 대표로 선발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었다.
그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도 우리 아이에게 이런 경험을 한번 해보게 하고 싶었다.
문제는 내가 OM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는 것.
그래서 그때부터 OM을 준비한다는 학원 설명회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대회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팀은 어떻게 구성하는지, 장기과제는 뭔지, 즉석과제는 또 뭔지.
설명회를 다니면서 하나씩 정보를 모았다.
OM 자체가 처음이라면 아래 글에 대회 방식과 참가과정을 먼저 정리해 두었다.
👉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OM)란? 초등학생 참가방법부터 국내대회·세계대회까지

💡설명회를 다니다 보니 '우리끼리도 할 수 있겠는데?'
처음에는 학원을 통해 준비하는 방법을 알아보려고 설명회를 다녔다.
그런데 설명을 계속 듣고 정보를 모으다 보니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 이거 우리끼리도 할 수 있겠는데?"
그렇다고 이미 만들어진 팀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같이할 아이들부터 찾아야 했다.
일단 딸아이를 통해 내 전화번호를 관심 있는 친구들에게 전달했다.
그걸 보고 먼저 전화해 준 엄마도 있었고, 딸아이가 "같이 하고 싶다는 친구가 있어"라며 그 친구 엄마의 전화번호를 받아오면
내가 먼저 전화를 걸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팀원 모집 방법이 참 원시적이었다. ㅋㅋ
물론 연락한다고 모두 함께할 수 있었던 건 아니다. 각자 사정이 있었고,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도 다양했다.
그중 아직도 기억나는 대답이 하나 있다.
"삼촌이 군대 가요."
전화를 끊고 잠깐 생각했다.
'삼촌의 군 입대와 OM 사이에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건가…?'
지금도 가끔 생각나는 대답이다. ㅋㅋ
그렇게 이런저런 연락을 주고받으며 한 명, 두 명 모으다 보니 처음에는 7명의 아이가 함께하게 됐다.
준비 과정에서 한 아이가 빠지면서 최종적으로는 6명의 아이가 국내대회에 출전했다.
😍경험 있는 엄마가 처음 코치를 맡아주었다
우리 중에는 큰아이와 OM을 경험해 본 엄마가 한 명 있었다.
OM이 어떤 대회인지조차 잘 모르고 시작했던 우리에게는 그 경험 자체가 큰 도움이 됐고, 처음에는 그 엄마가 코치를 맡아주었다.
그리고 나는 총무를 맡았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총무'라는 이름이 맞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ㅋㅋ
연습할 장소를 알아보고 예약하고, 필요한 물품을 찾아 구매하고, 즉석과제를 준비하고, 엄마들과 의견을 조율하고, 연습 일정과 준비해야 할 것들을 챙겼다.
아이들이 과제를 준비하는 동안 부모들도 뒤에서 계속 움직여야 했다.
특히 학교나 학원에서 운영해 주는 팀이 아니었기 때문에 누군가는 일정, 비용, 장소, 준비물을 계속 챙겨야 했다.

😅연습실부터 재료 구입까지 직접 해결했다
아이들이 모였다고 바로 연습을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여섯 명이 함께 움직이고 소품을 만들려면 어느 정도 공간이 필요했다. 그래서 주말마다 사용할 수 있는 연습실을 찾아 예약했다.
처음에는 일반 연습공간을 이용하다가 나중에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옮기기도 했다.
재료도 계속 필요했다.
장기과제에 사용할 물건, 즉석과제를 연습할 때 필요한 재료, 간식과 식사, 대회를 앞두고 필요한 각종 준비물까지.
처음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하나씩 계속 생겼다.
우리 팀은 이런 공통비용을 위해 한 가정당 월 15만 원씩 회비를 모아 운영했다.
자율팀을 준비하면서 실제로 어느 정도 비용이 들었는지는 아래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다.
👉 세계창의력올림피아드(OM) 실제 비용|미국 World Finals까지 얼마 들었을까?
🙃국내대회 이후 세계대회를 준비하며 팀을 다시 정비했다
자율팀을 운영하다 보니 처음 정한 팀 구성과 부모 역할이 마지막까지 그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국내대회가 끝난 뒤에는 미국 World Finals 참가 여부를 결정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팀 구성에도 변화가 있었다.
세계대회에 함께할 새로운 여자아이 한 명이 합류했고, 다시 6명의 아이가 함께 World Finals를 준비하게 됐다.
부모들의 역할도 세계대회를 준비하면서 다시 나눴다.
영어를 잘하는 엄마가 코치를 맡았고, 나는 보조코치를 맡아 함께 준비했다.
처음 팀을 만들 때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몇 달 동안 자율팀을 운영하다 보면 아이들의 상황도 달라지고 부모가 맡아야 하는 역할도 달라질 수 있었다.
그때마다 필요한 역할을 다시 나누고 팀을 맞춰가는 것도 자율팀 운영의 한 부분이었다.
😅자율팀에서 제일 힘들었던 건 따로 있었다
연습실을 구하는 것도 번거로웠고, 필요한 물건을 계속 주문하는 것도 일이었다.
그런데 나에게 가장 힘들었던 것을 하나만 꼽으라면 재료도, 연습실도 아니었다.
엄마들 사이의 의견을 조율하는 일이었다.
아이가 여섯 명이면 여섯 가정이 함께 움직인다.
가능한 시간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아이를 대하는 방식도 다르다.
연습 일정을 정하는 것부터 무엇을 살지, 어떻게 준비할지, 어느 정도까지 부모가 도와줄지까지 계속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
처음에는 OM이 아이들의 팀워크가 중요한 대회라고만 생각했다.
해보니 아니었다.
부모들의 팀워크도 상당히 중요했다. ㅋㅋ
😍OM 자율팀을 만든다면 처음 정해두면 좋을 것
한 번 해보고 나니 시작할 때 미리 정해두면 좋았겠다 싶은 것들이 있다.
- 부모 역할 분담 - 코치, 회계, 장소 예약, 물품 구매 등을 누가 맡을지
- 회비와 정산 방법 - 얼마를 모으고 영수증과 사용내역을 어떻게 공유할지
- 연습 일정 - 어느 정도 빈도로 만나고 일정 변경은 어떻게 조율할지
- 의견을 결정하는 방법 - 의견이 다를 때 어떤 방식으로 결론을 낼지
- 부모가 지원할 범위 - 아이들이 직접 해결해야 할 부분과 부모가 도울 부분을 어떻게 구분할지
특히 자율팀은 학원처럼 누군가가 전체 운영을 맡아주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을 모으는 것만큼 부모들의 역할과 운영방식을 정하는 것도 중요했다.

😽그래서 다시 자율팀을 만든다면?
이 질문에는 뭔가 멋있는 답을 해야 할 것 같다.
역할을 더 명확하게 나누고, 회계 방법도 처음부터 정하고, 의견을 결정하는 기준도 만들고….
그런데 지금의 나에게 진짜 다시 하라고 한다면?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ㅋㅋㅋㅋ
총무도 해봤고, 보조코치도 해봤고, 연습실도 구해봤고, 물건도 실컷 사봤고, 엄마들 의견도 원 없이 조율해 봤다.
한 번으로 충분하다. ㅋㅋ
그렇다고 이 경험을 후회한다는 뜻은 아니다.
처음에는 OM이 어떤 대회인지조차 몰랐던 내가 설명회를 찾아다니며 정보를 모으고,
아이들을 모아 팀을 만들고, 부모들과 함께 국내대회를 준비했다.
그리고 세계대회 참가를 결정하면서 다시 팀을 정비해 결국 아이들은 미국 World Finals까지 다녀왔다.
그래서 누군가
"학교 대표로 뽑히지 않으면 OM에 참가할 수 없나요?"
"학원을 다니지 않고 부모들이 직접 팀을 만들어도 되나요?"
라고 묻는다면,
적어도 우리 경험으로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도 그렇게 시작했다.
다만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는 꼭 말해주고 싶다.
아이들 팀만 만드는 게 아니었다.
부모들도 함께 움직일 준비가 필요한 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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